ㅣ 극의 매력을 담지 못한 시놉시스
처음 이 작품을 접했던 건 사실,
초연 시즌이었던 작년 2022년도였다.
우연한 계기로 작품을 보게 되었는데,
작품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던 터라
극장 가는 길에 시놉시스를 찾아 읽었다.
'일상은 쌓이고 쌓여 작은 기적이 된다.
평범한 오늘 시작된 특별한 시간여행
LET ME FLY...'
솔직히 말하면 전혀 기대가 되지 않는 시놉시스였다.
'특별한 시간여행'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운
지극히 '평범한 타임슬립' 소재라고만 생각하고
큰 기대 없이 소극장 뒷편 자리에 앉아
편안한 마음으로 관람을 시작했다.
공연이 시작되고 센스가 돋보이는 대사와 연출,
그리고 형식적인 틀을 깨버린 넘버로 처음 관람하는
작품에 대한 약간의 경계심이 완전히 무너졌고,
그때부터 이 작품 속으로 온전히 몰입하게 되었다.
ㅣ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배우들의 연기력
빠른 속도로 작품에 몰입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배우들의 연기력 덕분이었다.
처음 관람했던 당시에는 김지현 배우, 이형훈 배우,
안지환 배우, 홍지희 배우 페어로 관람했다.
아쉽게도 이번 재연 시즌에는 참여하지 않은
김지현 배우의 할머니 연기는 단연 최고였다.
김지현 배우의 실제 나이가 의심될 정도로 목소리
톤부터 몸짓 손짓까지 정말 완벽한 할머니를
선보였다. 이형훈 배우는 무대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쥐락펴락하며 관객들을 웃기다가 또 금세 울려버리는 신공을 펼쳤다.
소극장이기에 화려한 무대나 영상 기술보다는
배우들의 연기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큰데,
이러한 점을 200% 만족시켜준 배우들이었다.
이번 시즌에는 또 새로운 배우들이 많이 참여해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된다.
ㅣ특별한 여행으로의 초대
작품의 스토리는 자칫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자세히는 적지 않으려 한다.
'평범한 타임슬립'이라고 생각하고 다소 안일한
마음가짐으로 공연장으로 향했던 나는 공연을 보면서
뒤통수를 세게 맞은 듯 했다. 너무나도 벙벙하게
쓰여져있던 시놉시스로부터 배신당한 기분이 들어
공연이 끝나고 다시 읽어봤는데, 작품을 관람하고
읽어보니 이보다 더 친절할 수 없는 텍스트였다...
이 여행이 얼마나 특별한 시간 여행인지는 작품을
보고 나면 단번에 이해할 수 있으며, 이해하는 순간
눈물을 참을 수가 없다. 특별하지만 사실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시간 여행이기 때문에 이렇게 마음 한 켠이 아려온게 아닐까...
(조금 더 드라마틱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이 작품에 대해 자세히 찾아보지 말고 일단 관람하길 추천한다)
<렛미플라이>처럼 웃음과 눈물, 친근함과 신선함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 얼마나 있을까?
한국 창작 뮤지컬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대표작이라 말하고 싶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다.
이 여행의 끝에는 뭐가 있을까
이 여행을 그대 함께 해줄까
언젠가 추억하며 그때 우리 좋았었다
말할 수 있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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